함께 길을 걷다 만난 사람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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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스토리는 우리 모두의 길을 담고 있습니다. 함께 걸어간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나눈 이야기가 우리의 삶이 되고, 그런 삶이 모여 세상이 되며 그런 세상이 바로 ‘길스토리’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변한 세상에서는 웬만하면 서로 만나지 말자고 합니다. 길에서도 서로 거리를 두고 걸으라고 합니다. 사람은 본디 외로운 존재라 서로 모이기를 좋아하고 손을 잡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을 나누어야 ‘함께 산다’라고 느낄 수 있는데, 이제는 그 외로움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시대로 변하는 것은 아닌가 두렵습니다. 이제는 ‘함께’라는 단어가 없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길스토리는 그때도 지금도 여러분과 함께 있습니다.

올해가 길스토리 창립 5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였기에 후원자님들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여러 가지 공공예술 캠페인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지난 2월 말, <따뜻한 관심> 캠페인 티저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던 날에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우리 캠페인은 무기한 연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성 회복’이라는 화두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사람 사는 정을 찾아 기록하고 알리는 <길을 읽어주는 남자, 시골버스> 캠페인도 멈춰버렸습니다. 남해에 답사까지 가서 만들었던 ‘시골버스, 남해’ 편 영상은 보관함으로 들어가버렸지요. 정기후원회원 제도를 만들어 그동안 남모르게 후원하셨던 후원자님들께 제대로 영접을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다들 힘든 상황이라 괜한 오해를 살까 염려되어 후원 문의가 오면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스토리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국내외 후원자님들께서 소중한 마음과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덕분에 1년간 모은 후원금으로 매거진 을 창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온전히 길스토리 후원자님들께서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창간한 매거진인 만큼 모두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택트(Untact)’ 시대에 ‘콘택트(Contact)’의 향수를 전하고, 만나지 못해도 서로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고, 사람 사는 세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시작하는 것이 바로 매거진 입니다. 대부분 '언택트' 기능으로 바뀌는 시대에 손으로 만질 수 있지만 위험하지 않은 것, 다들 없애고 있는데 우리라도 지켜야 하는 가장 인간적인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자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언택트’가 아닌 ‘콘택트’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길스토리가 그동안 해왔던 공공예술 캠페인이 오히려 지금 해야 하는 ‘언택트’ 캠페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 5년 동안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공익 활동을 했으니 ‘언택트’ 캠페인이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한양도성 토크 콘서트>와 <2019 김남길의 우주 최강 쇼>로 직접 ‘콘택트’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말입니다. 올해는 <김남길의 우주 최강 쇼>를 언택트 콘서트로 해야 할지, 혹은 야외 공연장에서 띄어앉기라도 해서 진행해야 할지 신중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취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2020년은 안타까운 시간이었지만, 덕분에 길스토리는 더 큰 가치를 깨닫고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과 만나고 서로의 삶을 나누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 간격을 좁히고 우리네 정서를 찾아 정을 나누자는 ‘콘택트’ 취지의 캠페인을 했던 길스토리는 ‘언택트’ ‘포스트 코로나(Post-COVID)’ 시대에도 이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2021년에는 <길을 읽어주는 남자>가 다시 길을 찾고, 그 길을 함께 걸을 계획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까지 멀어지지 않도록 <따뜻한 관심> 캠페인도 새롭게 바꾸어 시작하려고 합니다. 매거진 은 판매 수익금 전액을 다음 호 발행을 위한 제작비로 사용할 것이며 도서관에서도 빌려 볼 수 있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길스토리의 시그니처 기부 쇼 <2021 김남길의 우주 최강 쇼>는 내년 12월에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즌 그리팅>을 비롯해 길스토리의 시그니처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많은 이들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팀 길스토리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세상이 변화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변화의 이유를 길스토리가 묻고 답하며 여러분과 늘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길스토리 부대표 금윤경

* 전문은 도서 [CUP vol.0: 5 Years Record of GILSTORY]에서 만나보세요!